2011년 6월 26일 일요일

연변 수능개그

저희 연변에선 말임다, 삼수생? 고건 장수생 축에 끼지도 못함다.
삼수생은 혼자 OMR 카드 마킹도 못함다.
5수 정도는 되야 고저 아 인제 싸인펜 좀 쓰갔구나 함다.
한 10수 정도 하면 이제 연륜이 묻어 남다.
마킹하다가 실수해서 답안지 바꾸는 일 절대 업씀다.
눈 감고 팍팍 찍어도 390 정돈 나옴다.
이제 15수쯤 하면 이거 장난 아님다.
시험볼 때 대충 흘낏 보고 찍어도 만점 받고 시간은 남아돔다.
어쩌다 398점 맞으면 다른 15수생들이 '무슨 걱정거리 있네?' 하고 위로해줌다.
적지 아니 정겹습니다.
15수생은 보고 난 참고서만 땔감으로 써도 석달 열흘 걱정없음다.
20수하면 이제 맞고 틀리고는 초월한 상태임다.
참고서도 두어권 저술하고, 년말에는 교육부에서 수능 문제 낼 때 자문 요청해옴다.
이쯤되면 모의고사 성적표만 가지고도 땔감 걱정 없슴다.
25수하면 교육부에서 금별 달아줌다.
모의고사 볼 때 중앙, 대성 시험지 두 개 동시에 딱 받아서리 남들 하나풀기도 바쁜데 혼자
두 개 다 풀고 시간 남아서 채점까지 함다.
물론 각각 400점, 합쳐서 800점 받씀다.
이젠 모의고사 접수중 가지고 땔감으로 써도 겨울 다 지나감다.
어릴적이었슴다.
갑자기 밖에서 '불이야'하는 소리가 들렸슴다!
나가보니 엄청나게 큰 불이 이글이글 타오르고, 시커면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었슴다!!!
전 처음에 화산이 폭발한 줄 알았슴다!!
아니었슴다!!!
그것은 30년 묵은 장수생이 쓰고난 컴퓨터용 사인펜 더미를 불태우는 것이었슴다!!!!!!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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